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수평이동 고민 전에 꼭 점검할 것들

지난주 예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오래 알고 지낸 집사님 한 분이 조심스럽게 말을 걸어왔습니다. “저 요즘 교회를 옮겨야 하나 계속 고민하고 있어요. 이런 생각 하는 것 자체가 신앙이 약해진 건가 싶기도 하고요.” 비슷한 고민을 털어놓는 분들을 생각보다 자주 만납니다.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느끼는 그 불편한 마음은 결코 드문 일이 아닙니다. 다만 이 고민을 어떻게 다뤄야 할지 아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나만 그런 게 아닙니다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이런 마음을 먹는 내가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입니다. 하지만 실제 통계를 보면 이 고민은 상당히 보편적인 현상입니다.
교회와신앙 – <총회 기획> 교회 ‘수평이동’ ① 기사가 인용한 조사에 따르면, 국내 개신교인 가운데 45~75%가 한 번쯤 다른 교회로 옮긴 경험이 있다고 답했습니다. 절반에서 많게는 네 명 중 세 명꼴로 이미 비슷한 길을 거쳐왔다는 뜻입니다.
이 기사는 수평이동의 흐름이 대체로 작은 교회에서 큰 교회로,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향하는 경향을 보인다고 짚습니다. 좋은 프로그램과 다양한 사역을 찾아 이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다만 이런 흐름이 교회 간 불균형을 키운다는 우려도 함께 소개합니다.
- 직장이나 거주지가 바뀌어 물리적으로 다니기 어려워진 경우
- 결혼이나 분가로 생활권이 달라진 경우
- 기존 교회에서 특정 인물이나 사건으로 마음이 많이 상한 경우
- 신앙 성장을 위한 더 나은 양육·소그룹 시스템을 찾고 싶은 경우
- 목회 방향이나 설교 색깔이 자신과 계속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경우
실무에서 신앙 상담을 들어보면, 이 중 어느 한 가지 이유만으로 움직이는 경우는 오히려 드뭅니다. 대개 두세 가지 이유가 겹쳐 있고, 그중 겉으로 꺼내기 가장 편한 이유(이사, 거리)만 말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진짜 이유를 스스로 정확히 아는 것이 이후 판단에서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 됩니다.
연령대별로도 양상이 조금씩 다릅니다. 20~30대 청년층은 또래 공동체나 소그룹 문화가 활발한 교회를 찾아 옮기는 경우가 많고, 40~50대는 자녀 교육 프로그램이나 주일학교 환경을 더 중요하게 고려합니다. 은퇴를 앞둔 세대에서는 오히려 건강이나 거동 문제로 집에서 가까운 교회를 찾아 옮기는 사례가 늘고 있습니다. 같은 ‘수평이동’이라는 표현 안에도 세대마다 전혀 다른 맥락이 숨어 있는 셈입니다.

이명(移名)이란 무엇이고 어떤 절차를 거치나요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실무적으로 마주치는 개념이 ‘이명(移名)’입니다. 한 교회에 등록된 교인이 다른 교회로 소속을 옮길 때, 이전 교회가 신앙 이력을 증명해 새 교회에 넘겨주는 절차를 가리킵니다.
교단마다 세부 규정은 조금씩 다릅니다. 예를 들어 대한예수교장로회총회(통합) – 헌법 정치편을 보면, 교인이 다른 교회로 옮기려 할 때는 소속 당회에 이명을 청원해야 하고, 당회는 이를 심의해 합당하다고 인정하면 이명 증명서를 발급한다고 규정합니다. 이단 교회로의 이동이나 소송이 걸려 있는 경우처럼 특수한 상황에서는 당회가 발급을 보류할 수 있다는 조항도 함께 있습니다.
절차만 보면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는 다음과 같은 흐름으로 정리됩니다.
- 기존 교회 담당 교역자(담임목사·구역 담당 전도사 등)에게 이동 의사를 먼저 알립니다.
- 당회(또는 교회 운영 조직)에 이명 청원을 접수합니다.
- 이명 증명서 또는 이명 확인서를 발급받습니다.
- 새로 등록할 교회에 이 서류를 제출하고 등록 절차를 밟습니다.
다만 이 부분은 오해하기 쉬운데, 이명 증명서가 없어도 새 교회 등록 자체가 불가능한 것은 아닙니다. 많은 교회가 실무적으로는 구두 확인이나 간단한 신앙 이력 작성만으로 새가족 등록을 받아줍니다. 다만 이명 절차를 거치지 않고 조용히 발길을 끊는 경우, 기존 교회에서는 그 교인이 신앙을 떠난 것인지 다른 교회로 옮긴 것인지 구분할 방법이 없어 오랫동안 명부에만 이름이 남는 일이 흔합니다. 가능하다면 최소한 한마디라도 알리고 나오는 것이 서로에게 예의이기도 합니다.
교단별로 용어나 절차가 조금씩 다르다는 점도 알아두면 좋습니다. 장로교 계열에서는 당회의 이명 증명서가 기본 절차이지만, 감리교나 침례교 계열 교회는 담임목사나 교회 운영위원회 차원의 확인서로 간소하게 처리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교단이 다른 교회로 옮길 때는 세례나 입교 여부를 어떻게 인정하는지도 교회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등록 전에 담당 교역자에게 미리 물어보는 것이 가장 확실합니다.
옮기기 전, 스스로에게 먼저 물어야 할 것들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가장 흔히 하는 실수는 ‘지금 이 교회가 싫다’는 감정만으로 곧바로 다음 교회를 알아보는 것입니다. 감정이 틀렸다는 뜻은 아니지만, 그 감정 뒤에 있는 진짜 이유를 먼저 가려내야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습니다.

- □ 지금 느끼는 불편함이 ‘사람’ 때문인지, ‘시스템’ 때문인지, ‘거리·시간’ 때문인지 구분해봤는가
- □ 담당 교역자나 구역장에게 이 고민을 한 번이라도 솔직하게 털어놓아본 적이 있는가
- □ 지난 1년 안에 비슷한 이유로 교회를 옮긴 적이 또 있는가
- □ 새로 가려는 교회를 적어도 세 번 이상 실제로 방문해봤는가
- □ 가족이나 배우자, 자녀가 있다면 그들의 의견도 충분히 들어봤는가
- □ 이 결정이 신앙의 성장을 위한 것인지, 단순히 지금 상황을 피하기 위한 것인지 솔직히 답할 수 있는가
이 목록에서 특히 중요한 문항은 마지막입니다. 피하고 싶은 상황에서 벗어나는 것과, 더 건강한 신앙 환경으로 나아가는 것은 겉으로는 비슷해 보여도 전혀 다른 결정입니다. 전자는 어느 교회를 가든 비슷한 문제를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고, 후자는 분명한 방향성을 갖습니다.
세 번 이상 방문해보라는 항목도 그냥 하는 말이 아닙니다. 첫 방문에서는 누구나 좋은 인상만 받기 쉽습니다. 환영 분위기, 설교 한 편, 깔끔한 시설만 보고 결정하면 두세 달 뒤 실제 공동체 생활에서 전혀 다른 현실을 마주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평일 소그룹 모임이나 봉사 현장처럼 ‘꾸며지지 않은’ 모습을 직접 봐야 그 교회의 진짜 분위기를 가늠할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라면 한 번 더 생각해봐야 합니다
모든 이동이 다 건강한 선택은 아닙니다. 다음과 같은 상황이라면, 교회를 옮기기 전에 시간을 두고 다시 생각해보는 편이 낫습니다.
- 특정 한 사람과의 갈등이 전부인 경우 — 교회 전체의 문제가 아니라 한 사람과의 관계가 힘든 것이라면, 이동보다 먼저 그 관계를 정리하거나 거리를 두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우선입니다.
- 최근 3개월 안에 두 번째 이동을 고민하는 경우 — 짧은 기간에 반복적으로 이동을 고민한다면, 문제의 원인이 교회가 아니라 자신의 기대치나 적응 방식에 있을 가능성도 함께 살펴봐야 합니다.
- ‘더 큰 교회’, ‘더 유명한 목사님’이 유일한 이유인 경우 — 규모나 명성만을 좇은 이동은 막상 가보면 기대와 다른 경우가 많습니다.
- 화가 난 상태에서 당장 결정하려는 경우 — 감정이 격해진 직후의 결정은 시간이 지나 후회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소 2~4주 정도는 시간을 두고 같은 마음이 유지되는지 확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이 가운데 특정 한 사람과의 갈등은 생각보다 흔한데도 겉으로는 “그냥 은혜가 안 돼서요” 같은 말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솔직하게 원인을 인정하는 것이 불편할 수는 있지만, 원인을 제대로 모르고 옮기면 새 교회에서도 비슷한 유형의 사람이나 상황을 만났을 때 똑같이 흔들릴 가능성이 큽니다.
실제 사례로 보는 수평이동의 두 얼굴
한 집사님은 직장을 옮기면서 왕복 두 시간 가까이 걸리던 출근길이 아예 반대 방향으로 바뀌었습니다. 기존 교회까지 매주 오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지자, 새 집 근처 교회로 이명을 신청했습니다. 처음 몇 달은 적응이 쉽지 않았지만, 담당 교역자에게 미리 상황을 알리고 소그룹부터 차근차근 참여하면서 1년 안에 안정적으로 정착했습니다. 이런 경우는 이유가 분명하고, 절차도 순서대로 밟았기 때문에 큰 어려움 없이 자리를 잡은 사례입니다.
반대로, 또 다른 성도는 담임목사의 설교 방식이 마음에 안 들어 반년 사이에 교회를 세 번 옮겼습니다. 매번 “이번엔 잘 맞겠지” 하는 기대로 옮겼지만, 몇 달 지나면 비슷한 불만이 또 생겼습니다. 나중에 상담을 통해 드러난 진짜 이유는 설교 스타일이 아니라, 새로운 공동체에 깊이 속하는 것 자체에 대한 두려움이었습니다. 계속 옮기는 것으로는 그 두려움이 해결되지 않았고, 오히려 한 곳에 머물며 그 불편함을 직면하는 과정이 필요했던 경우입니다.
두 사례의 차이는 ‘이동 자체’가 아니라 ‘이동의 이유를 얼마나 정확히 알고 있었는가’에 있습니다. 같은 행동이라도 이유가 분명한 이동과, 불편함을 피하기 위한 반복적인 이동은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납니다.
세 번째 사례도 참고할 만합니다. 한 부부는 신혼 초 서로 다른 교단의 교회를 다니다가, 결혼 후 한쪽이 배우자의 교회로 이명하기로 했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하지 않은 예배 순서와 용어 때문에 어색함을 느꼈지만, 새가족반에서 교단의 배경과 신앙고백의 차이를 차근차근 설명받으면서 반년 만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었습니다. 교단이 다르다는 사실 자체보다, 그 차이를 설명해주고 기다려주는 공동체의 태도가 정착 속도를 결정했습니다.
새 교회에 정착할 때 놓치기 쉬운 것들
옮기기로 결정했다면, 이제부터는 ‘잘 정착하는 법’이 중요해집니다. 의외로 많은 사람이 이 단계를 가볍게 여기다가 다시 겉도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것은 예배 참석보다 소그룹이나 구역 모임 참여입니다. 주일 예배만으로는 사람들과 얼굴을 익히는 데 오래 걸리지만, 소그룹에서는 서너 번만 만나도 서로를 기억하게 됩니다. 새가족반이나 등록 교육 과정이 있다면, 바쁘더라도 처음 한두 달은 꼭 참여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 시기에 만든 관계가 이후 정착 여부를 크게 좌우합니다.
그다음으로는 이전 교회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일입니다. 조용히 발길을 끊기보다, 가능하다면 담당 교역자에게 짧게라도 인사를 전하고 이명 절차를 마무리해두는 편이 마음에도 부담이 적습니다. 특히 이전 교회에서 봉사나 직책을 맡고 있었다면, 후임자가 준비될 시간을 고려해 미리 알리는 것이 예의입니다.
봉사나 직책은 처음부터 서두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새 교회에 빨리 녹아들고 싶은 마음에 등록 직후 여러 봉사를 맡는 경우가 있는데, 아직 공동체의 문화나 분위기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는 오히려 부담이 되거나 실수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소 서너 달은 예배와 소그룹에만 집중하며 관찰하는 시간을 갖는 것을 권합니다.
- 새가족반·등록 교육 과정에 끝까지 참여하기
- 소그룹이나 구역 모임에 적어도 한 달에 세 번 이상 참석하기
- 이전 교회 담당 교역자에게 이동 사실과 이유를 간단히 전달하기
- 처음 서너 달은 봉사보다 관찰과 적응에 집중하기
- 궁금한 점이나 불편한 점은 혼자 쌓아두지 말고 담당 교역자에게 바로 묻기
자주 묻는 질문
Q. 이명 증명서 없이도 새 교회에 등록할 수 있나요?
A. 네, 가능한 경우가 많습니다. 많은 교회가 이명 증명서가 없어도 신앙 이력 확인이나 구두 면담만으로 새가족 등록을 받아줍니다. 다만 가능하다면 이전 교회에 이동 의사를 알리고 절차를 정리해두는 편이 서로에게 깔끔합니다.
Q. 교회를 옮기고 싶다는 생각 자체가 신앙이 약해진 신호인가요?
A.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생활권 변화나 공동체 환경처럼 신앙과 직접 관련 없는 이유로도 충분히 이런 고민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그 이유가 ‘불편함을 피하는 것’인지 ‘건강한 성장을 위한 것’인지는 스스로 분명히 구분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느끼는 그 마음은 틀린 것도, 특별히 이상한 것도 아닙니다. 다만 그 마음을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같은 고민이 성장의 계기가 될 수도 있고, 반복되는 패턴이 될 수도 있습니다. 감정이 격할 때는 결정을 서두르지 말고, 진짜 이유를 가려내는 시간을 먼저 가져보시길 권합니다. 그 시간이 지난 뒤에도 같은 마음이 유지된다면, 그때는 절차를 밟아 새 자리로 나아가도 늦지 않습니다.
함께 확인하면 좋은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 체크리스트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라면 크리스천 직장인 회식 술자리 대처법, 거절보다 중요한 것까지 함께 챙겨보시면 도움이 됩니다. 교회를 옮기고 싶을 때를 준비 중이라면 초등학생 자녀와 함께 드리는 가정예배 순서, 이렇게 시작해보세요도 미리 점검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관련해서 로마서 8장 28절 묵상, 난임으로 지친 크리스천 부부에게 내용도 함께 확인해두면 실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아울러 유아세례식 순서와 헌아식 차이, 처음 준비하는 교회를 위한 가이드에 대해서도 궁금하시다면 참고하시길 권합니다.
